2013.01.02

[변호사 칼럼] 법과 재판은 공동체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주먹을 사용하는 물리적 싸움 외에, 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 등 다양한 싸움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싸움과 분쟁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 이후 계속 있어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서로 공동체를 이루고 어울려 살면서부터, 싸움과 분쟁은 공동체 유지관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강제적으로 해결하여 더 이상 못 싸우게 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등장하게 된 것이 법과 재판이고, 그 재판제도는 계속 발달하여 사법기관이라는 독립된 국가기관이 담당하는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서양식 재판제도는 분쟁 해결의 기본적인 틀이 되어 전 세상에 널리 퍼져있다.





그리고, 그러한 제도하에서 분쟁해결기관인 사법부는 제3자적인 객관적 지위에서 판단해야 하므로, 당연히 당사자들의 말 외에 증거라는 자료를 요구한다. 따라서, 권리를 침해 당한 자가 보호받는 것이 정의이겠지만, 증거가 없으면 권리를 침해 당한 자라도 보호받지 못하여 정의에 반하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법과 재판제도에서는 자기의 문제를 소홀히 하였다면, 그 결과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자기책임의 원리에 입각하여, 증거를 중시하는 법의 지배에서 거래를 하면서도 증거를 소홀히 하여 피해를 입었다면 이는 자기과실로 인한 것이니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비록 증거문제 때문에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더라도, 오히려 법은 그것이 옳은 결론, 국가적으로 필요한 정의라고 여긴다.





본 변호사가 흔히 접하는 사례로, 돈을 빌려주면서 이름 석자만 알고 주소나 주민번호도 몰라 소송조차 못하는 경우, 현금으로 건네 증거조차 안 남기는 경우, 계약서 내용조차 읽어보지 않고 도장찍어 자신에게 불리한 계약서를 만들어 버리는 경우 등 이론적 정의로는 구제받아야 하나 실제 재판에서는 구제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로서, 법과 재판에서는 그렇게 구제받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오히려 이를정의라고 본다.  





이렇게 법적인 정의는 일반인의 정의와는 다르다. 일반인의 정의는 옳은 것이 옳게 취급받아야 한다는 관점이지만, 법적인 정의는 옳은 것도 옳은 것으로 입증되어야만 옳게 취급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법적인 정의가 일반인의 관점과 다소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법과 재판이라는 것이 생긴 이유가 공동체 유지를 위해 분쟁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즉, 재판을 통해 분쟁이 종결되면 더 이상 정당한 싸움의 수단은 없으며, 만일 재판을 따르지 않고 정의를 세우겠다고 스스로 분쟁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이를 처벌하는 강제력을 발휘함으로써 더 이상 그 문제를 가지고 싸우지 못하게 하여 공동체를 평화롭게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개개인에 따라서는 억울한 사람도 있겠지만, 공동체적으로는 더 이상 싸울 일이 없어지니 질서가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세를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법과 재판이란 것의 역할과 원리를 잘 이해해야 한다. 재판은 개개인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나, 기본적으로는 공동체 유지의 필요성 때문에 생긴 것이며, 정의라는 개념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하고 주의하지 않으면 법과 재판을 조금 아는 사람들이 당신을 희생양 삼아 돈벌이를 할 수 있고, 부주의한 당신은 아무리 정의롭더라도 공동체 유지를 위한 법의 정의라는 이념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 명심하라. 경제지식, 투자지식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이 아니다. 오히려 가진 것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법지식의 기본은 익혀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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