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8

[변호사 칼럼] 민주주의에서도 태종은 나올 수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 "진나라" 시황제는 중국 전국시대를 통일하여 최초의 통일제국을 만든 사람이나 정작 진나라는 2대로 끝나고, 또 다시 혼란에 쌓였다가 유방에 의하여 다시 통일국가인 "한나라"가 등장한다. 그 때는 이미 진시황이 전국시대의 혼란을 모두 수습하여 상대적으로 유방은 항우를 제외하고는 적도 없었고 이에 진시황이 닦은 기반 위에서 별로 힘도 안들이고 "한나라"를 세웠고, 중국 역사상 가장 번성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이는 이후 한나라 이후 오호십육국, 남북국시대를 지나 수나라의 통일과 당나라의 번영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한나라 후의 시대를 통일한 수나라는 통일전쟁으로 얼마가지 못해 망하고 당나라가 오랫동안 중국 역사를 지배하고 흥한다.


이렇듯, 역사를 보면 최초로 무엇을 해 낸 사람은 힘이 딸려 쉽게 망하고, 오히려 그 뒤를 이은 사람이 그 개척자의 희생을 발판삼아 더 흥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1인자 비애의 법칙이라고 할까, 2인자 승리의 법칙이라고 할까.


때론, 운좋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일본 전국시대 통일직전에 오다노부나가의 암살로 2인자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전국시대를 통일하였다. 그 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 실패로 다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별 어려움없이 전국시대의 실질적 최후 승자가 되어, 메이지유신전까지 에도막부가 일본을 지배하였다.


때론, 의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우리 조선시대의 태종과 세종의 경우인데, 태종이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반대파를 죽이거나 유배를 보내 왕권을 강화하면서 이를 이어받은 세종은 이미 닦여진 토대위에서 조선시대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상 최고의 성군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의 사례를 보면, 구습 또는 방해자들을 일거에 제거하여 번영의 기반을 마련하였기에, 이를 이어받은 사람이 흥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 제도도 그 자체가 완벽한 제도가 아니고 현 시대의 최선의 제도이기 때문에 흠결이 많고, 때론 흠결이 커서 후퇴하기도 한다. 그 흠결을 키우는 것이 바로 기득권 구세력의 반대일 것이다. 이렇 때 민주국가에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위 역사원리인 구습의 일거의 척결은 대개 강력한 독재자의 힘으로 이루어졌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권력시스템을 갖춘 민주국가에서는 이러한 강력한 힘이 거의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일거의 척결이란 사실상 어렵고 임기제로 시간적 여유도 없다.

그러나, 민주국가에서는 정당제가 있어 때론 어느 시기에 행정부와 입법부를 한 정당에서 장악하여 강력한 힘을 휘두를 수는 있다. 이 때 신속하게 구습을 척결하여 안착시키고 새로운 성과를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그 정당의 장기집권은 가능하고 지속적 성장기반이 갖춰지지 않을까.

실제 우리가 부러워 하는 북유럽의 스웨덴을 보라. 1932년 사민당이 처음 단독정권을 수립하기 전까지 스웨덴은 좌,우 정당들이 한번씩 정권을 주고받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특별히 선진국도 아니었다. 그러나, 1932년 집권 후 사민당은 복지를 통해 모든 국민이 편하게 살 수 있는 국민의 집을 지어 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하나씩 실천해 나갔다. 좌우연정을 이끌어내 안정적인 정국과 경제성장도 이루어냈다. 2차대전 이후 고용안정을 바탕으로 줄곧 5%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세계에서 가장 평화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냈다. 이를 통해 노동자와 저소득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에서 중산층, 상류층까지도 지지세력을 넓혀 나갔다. 그 결과가 44년간 연속으로 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세계 정당사에서 유례없는 장기집권이다.


우리나라 제21대 선거의 민주당도 약 180석에 달하는 당선으로 강력한 입법권력이 되었으나 실제 강력한 구습척결, 새로운 제도형성 및 개선을 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아직 임기가 남아 있으니 앞으로 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히려 차기에서는 입법권력을 잃을 위기까지 처해 있다. 민주정부에서 권력의 교체는 당연한 것이고 필요한 것이기도 하나, 이는 독재에 대한 견제차원에서 필요한 것이지 권력의 교체자체는 성과를 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독재를 막기 위해 성과를 희생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어쩔 수 없는 내재된 한계인 것이다. 실제 정권의 교체로 전 정권의 제도가 폐기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래서는 국민들 삶의 현저한 변화는 아주 멀다.


진정 국민들의 삶을 개선시킬 자신이 있다면, 구습을 폐지할 권력을 잡았을 때 신속히 개선하고 안정화 시키는 것이 이후 지속된 정권창출과 사회번영이 될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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