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1

[변호사 칼럼] 법인과 계약이 깡통 계약인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 중 금전거래, 투자거래시 법인과의 계약을 선호하거나, 법인이 거래당사자로 끼면 안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법인과의 금전소비대차, 투자계약, 법인과의 공증 등 법인이 낀 거래들 말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단언하면, 법인과의 계약은 업력이 오래되었거나, 거래처나 사업구조가 탄탄하거나, 법인의 브랜드가 아주 좋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깡통거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이는 법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식회사의 본질 때문이다. 주식회사는 본질적으로 ①소유와 책임이 분리된다는 점, ②적은 자본으로 한꺼번에 여러개를 세울 수 있고 동시에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③법인갈아타기가 쉽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특징으로 깡통 계약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자.

1. 먼저, 소유와 책임의 분리를 보자.

법인은 대개 주식회사 형태를 띄는데, 주식회사라는 것이 본디 대규모 자금을 손쉽게 모집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라, 손쉽게 모집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주와 법인의 책임을 분리시켰다. 즉, 주주는 주주는 투자한 돈에 대해서만 손실과 이익의 손익부담만을 할 뿐 법인의 거래나, 불법행위와는 거의 무관하다. 물론, 대주주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

당신은 회사의 회장이네..뭐네.. 하는 사람을 믿고 거래를 하였지만, 실제 그 회장이네 하는 사람은 전혀 책임을 안 진다는 것이다. 물론, 애초 당신의 돈을 노린 거래라면 그 회장이라 하는 사람도 신용불량자인 경우가 더 많을 것이지만.... 이렇듯, 법인 특히 주식회사의 특징상 회사가 망하면 내 채권도 같이 망하는 것이 주식회사의 본질이니, 회사가 믿을 것이 없다면 투자하면 안된다.

2. 다음으로, 주식회사는 여러개를 동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주식회사는 설립과 운영이 너무 쉽다. 그래서, 그 주식회사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자들은 같은 사업을 하면서도 여러 법인을 통해 운영한다. 여러 법인을 세우고 투자는 A법인을 통해 받지만, 사업은 B회사를 통해 해서, 투자금 회수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본 변호사가 겪은 예로는, 골프장이 회원권은 A법인을 통해 팔고, 골프장 자체는 B법인을 통해 운영해서 회원권대금반환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었다. 환장할 노릇이지만 그런 것이 주식회사다.

또 다른 예로, 이건 나는 거의 사기라고 보는데, 한 때 유행했던 수익형 호텔분양의 경우를 보자. 이런 건은 대부분 A법인이 지분이전형으로 분양해서 이익을 취하고, 운영은 B법인이 한다.

분양할때는 마치 대명콘도 같은 유명 콘도를 상기시키며, 1년에 수십일을 무료로 이용해서 좋고, 남는 기간에는 수익을 거둬 좋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A법인이 지분을 팔고 B법인이 운영하는데 무슨 이익을 줄 수 있겠는가. 더구나, 분양시 지분을 공유지분으로 분양해서 소유자들을 분리시켜 지분이전을 받아도 권리행사가 쉽지 않다. 또한, 모양새가 호텔이고 관리를 B법인이 하기 때문에 지분을 이전받아도 오히려 관리비를 내야하고, 관리비를 내더라도 출입도 쉽지 않다. 내 집처럼 호텔을 출입하기가 쉽겠는다. 집합건물의 경우 소유자들이 관리인을 뽑아야 하나, 거의 불가능하다. 내가 없는 사이에 제3자를 숙박시키기도 한다.

이런 수익형 호텔은 대개 오지에 있기 마련이라, 대부분 관리회사인 B회사가 분양자들에게는 일년에 숙박 몇 일 시켜주면서 자기 마음대로 운영하며 돈 벌이를 할 뿐이다. 이런 사기에 은퇴자금을 날인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봤다. ​

이 수익형 호텔사업은 주식회사의 특징을 완전히 이용해 사실상의 사기행위를 한 것이다. 그냥 회사법리를 모르는 사람의 뒷통수를 친 것인데, 대개 지분까지는 주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사기가 안 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3. 또한, 법인갈아타기도 매우 흔하다.

우리나라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안 좋은 것들은 모두 받아들여서 주식회사를 사업용이 아닌, 책임회피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즉, 회사가 망가지게 생겼으면 또 다른 회사를 세우는 식으로 책임을 면피해 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 거래처가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새로 세운 회사로 거래처를 바꾸면 그만이다. 약간의 배임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채권자 입장에서 문제삼기에 매우 번거롭고 힘든 경우가 많다.

이렇듯 주식회사는 책임회피용으로 법인갈아타기가 쉽다. 생각해 보라. 법인이 큰 돈의 책임을 물어주게 생겼으면, 그 돈을 물어주느니 그냥 버리고, 옆에 또 다른 법인을 세워 기존 사업을 계속 하는게 더 낫지 않겠는가. 반대로, 개인의 경우도 본인이 신용불량자라서 본인 명의로 사업을 하기 어려운 경우, 주식회사를 통해 사업을 해서 채무를 회피한다. 이렇게 주식회사 제도 자체가 책임회피용에 매우 친화된 제도라서 모르면 쉽게 당한다.

4. 또한, 경영진이 회사를 망가뜨리고자 마음을 먹으면 수십가지 방법으로 망가뜨릴 수 있다.

법인갈아타기 등 회사를 통해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경우에도, 회사 자금을 빼 먹는 방법은 수십가지다.

그것도 합법 또는 불법이나 거의 책임묻기 어려운 방법으로. 그 수법을 말하면 끝이 없지만, 대표적인 것이 과다급여, 과다 또는 허위자문료, 허위 급여, 부실자산 고가인수 등 너무 많다.

돈도 못버는 회사라도 대표이사가 수억~수십억씩 급여를 가져가도 뭐라 못하는게 주식회사다. 이렇게 망가뜨리는 회사도 부지기수다.

정리해 보자.



법인거래는 그 회사가 업력이 오래되어 브랜드 가치가 상당해 그 법인을 버릴 수 없는 경우라거나, 법인자체에 자신이 많다거나, 매우 안정적인 사업구조나 거래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웬만하면 하지 말라.


과거에 은행이 법인거래를 할 때 법인 대표이사의 보증을 세운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법인이 망한다는 것은 사람이 사망하는 것과 같은 것인데, 위 언급처럼 법인 특히 주식회사라는 것은 오늘 설립해서 태어났다고 하여도, 내일 해산 즉 사망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런 특징 때문에 대표이사 보증을 세운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흔한 회사의 형태인 주식회사라는 것이 이런 특징이 있다. 회사와의 거래를 할 때는 주식회사 본질을 정확히 알고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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