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현 시대는 영악한 태종이 필요하다
가끔 생각해 본다. 노무현, 문재인은 기득권자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태종도 없이 세종의 뜻을 펼치려다 실패한 것이 아닐까하고…
기득권자들을 솎아내는 태종같은 존재가 먼저 있어야만, 이후 노무현, 문재인이 추구했던 세종의 정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나회를 척결한 김영삼 같은 대통령이 몇 명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김영삼은 기득권과 타협하면서 당시로서는 최악의 군부 기득권 척결을 했을 뿐이고, 그 외에도 많은 기득권이 있고 그 뿌리는 너무 깊었다.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의 기득권 타파가 필요했다.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도전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이 그들은 태종이 아니고 세종같은 모습이었다. 아직 페어플레이는 이르다는 책이 있다.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는데 페어플레이만을 생각하면 늘 패배인데, 그들이 그렇게 했다. 그리고, 임기 5년으로 언제라도 정권을 잃을 수 있는 민주주의하에서 때론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다가 오히려 정권연장을 못하고 과거로 회귀하는 현상을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권때 정권실세들이 추진한 종부세는 기득권자를 견제하는 제도이기는 하나, 기득권이 아닌 소시민들의 표까지 잃을 매우 위험한 정책이었고, 속도조절이 분명 필요한 정책이었다. 우리의 현재 부동산 부자들, 이들이 장악한 언론 시스템, 부동산을 최대자산으로 생각하는 국민들 생각 하에서는 사실 단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추구하다가는 정권 잃고, 또 기득권자들에게 정권 뺏겨 다시 후퇴하여, 국민들에게 고통만 줄 정책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세금이 필요했다면 소득은 있으나 그간 과세하지 않았던 금투세 같은 것들을 빠르게 도입하는게 나았을 것이다.
최저임금인상의 북유럽식 사민주의는 기득권자도 아닌 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을 입혔다. 소규모 자영업자 천국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을 심하게 영향받은 사람들이 바로 그 영세자영업자들이란 점을 생각할 때 보다 장기적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했던 문제다. 근로자보다 못한게 자영업자일 수 있다. 인건비 인상은 자영업자들과 그 직원 및 아르바이트생들간 을들의 전쟁만 만들었고, 인건비 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현재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는데 한 몫 한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전부터 추진해 왔지만 노무현 대통령 때 본격적으로 실시되었던 로스쿨도 그렇다. 본인이 변호사라 변호사 직역을 옹호한다고 비판받을지도 모르겠지만, 법조계 문제의 핵심은 변호사 수가 아니고 법원과 검찰의 전관들과 이들에게 발맞춰 주는 현관들이다. 즉 변호사들 자체가 기득권자가 아니고, 그 내부의 별도 기득권 세력이 있는데, 왜 변호사업계 자체를 기득권으로 본 것인지 매우 안타깝다.
이 기득권자들의 전관예우 시스템을 해결하지 않고 변호사 수만 늘린다고 소시민들에게까지 양질의 법률서비스가 제공될까? 단순히 생각하면 소시민들이 변호사를 접할 기회는 많아 질지 모르겠지만, 그 많은 변호사들도 생존을 해야 하기에 수임을 위한 무분별한 광고, 무책임하게 승소를 장담한 수임이 난무하게 되었을 뿐이다. 법조 기득권 시스템을 개혁하지 못하고 영세자영업 변호사들만을 양산해 냈다. 반면, 여전히 전현관 시스템하에서 불합리한 판단을 받을 가능성은 전혀 변한게 없고, 그들을 선임할 때 고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예전과 똑 같다. 오히려 전혀 법조개혁이 안되었니, 현 검찰시대를 맞이하고 있고, 이해되지 않는 정치판결들을 보는 것 아닌가.
교육제도는 어떠한가. 교육의 다양성을 위한 수시확대는 내신조차 입시가 되어 고교 3년내내 입시체제가 되었다. 그리고, 수시란 것이 시간과 돈을 가진자들에게 유리한 것이 당연한데, 수시를 너무 확대하면 시간과 돈이 없는 부모들을 둔 자녀들은 매우 힘들어진다. 비기득권자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속도조절이 분명히 필요한 분야였다.
그 결과 아무리 선의였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기득권 타파는 커녕, 기득권자들에게 놀아나고, 국민들에게 최악의 고통만 안겨준 것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및 박근혜 정부를 낳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렬 정부를 낳았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선의로 현재의 지옥으로 이끈 것이다. 본인들의 정책이 옳다고 생각했다면 지속성을 가지도록 합법적 범위내에서 정책을 이어받을 민주당 정부의 탄생에 기여했어야 하나, 그러지도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때에는 오히려 방해하는 세력 같았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는 세종이 아닌 태종이 필요한 시대다. 태종처럼 우선 기득권을 타파한 후에, 세종을 통하여 좋은 정책들이 지속가능하게 해야 한다.
한편, 왕정이 아닌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현 시대의 태종은 조선시대 태종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조선의 태종은 무력이 가능하였고 죽을 때까지 왕으로 살 수 있는 시대였기에 무력으로 얼마든지 기득권을 제압할 수 있었지만, 이 시대는 무력도 못쓰는 5년 동안만 권력을 행사해야 해서 조선시대와는 다른 태종이 필요하다.
이 시대의 태종은 재임기간에는 영악하게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서 최대한의 권력행사를 해야 한다. 현 시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처럼… 그리고, 때론 포퓰리즘 소리를 듣더라도 국민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펼쳐 정권을 10년에서 20년 동안 연장해 가야 한다. 그렇게 정권을 연장해 가면서 장기적으로 매우 조금씩 기득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방법으로 태종의 기득권 타파를 실현해 내야 한다. 5년임기 대통령은 태종이 될 수 없기에, 그 임기내에 세상을 바꿀 수 없고, 바꾸려 해서도 안된다. 무조건 바꾸려고 무리하다가는 혼란만 주고 기득권자들에게 놀아나면서 비기득권자들에게 피해만 준다. 천천히 가야 실수하지 않아 정권을 잃지 않는다. 정권연장을 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매우 영악한 권력행사를 통해 인기를 얻어야 하고, 그 인기를 바탕으로 정권을 연장해 가면서 국민들에게 기득권 타파 효용성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장기적으로 기득권을 타파할 체제를 구상해야 한다.
이렇게 현 시대 태종의 모습은, 국민들의 인기에 부합하면서 권력도 연장하여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기득권의 힘을 빼고 결국 기득권을 타파하는 모습이어야 한다. 이 방법이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기득권을 타파하는 태종의 모습이다.
기득권이 타파되지 않으면 한 때 일시적으로 세종이 나타나 어떤 선정을 펼치더라도 강력한 기득권 세력하에서 얼마든지 후퇴될 수 있다. 남북관계 후퇴, 대외관계 후퇴, 소시민들 삶의 후퇴… 우리가 무수히 보지 않았는가.
노무현, 문재인은 태종없이 세종의 선정을 펴려 했지만, 기득권이 타파되지 않는 현실에서 애초 안될 일이었다. 물론, 그들이 추구한 세종의 정책들이 일부 효과가 있는 것도 있었겠지만, 결국 기득권의 훼방으로 국민들의 인기를 잃어 영악하지 못했고, 정권연장도 못한 이상 지속성도 없었다.
그러나, 혼란 후 진보하는게 세상이다. 그 간 혼란으로 국민들은 기득권의 견고함을 느꼈고, 영악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듯하다. 인간이란 원래 실패 경험에서 가장 크게 배우니까. 다만, 수업료가 너무 비싼게 문제지만….
현재 국민들이 그간의 깨달음으로 선택한 리더쉽은 단순 선비의식만 가진 정치인이 아닌 영악한 리더쉽인 것 같다. 직감적으로 현 시대 태종을 찾는 듯하다. 그래서, 민주당 지지세력에게 이재명이 인기있는 것이다. 이재명의 행적을 보면 그는 민선시장, 도지사 시절 매우 영악하게 목표를 달성해 왔고 시민, 도민의 지지를 얻어왔다. 이에 현재 국민들은 직감적으로 재임기간에는 효율적 정책수행, 이를 바탕으로 한 정권연장을 할 현 시대 태종으로 이재명을 바라고 있는 듯하다.
다만, 현재 강력한 기득권이 그를 막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예상해 본다. 순전히 개인적 의견이다.
첫째, 태종과 같이 힘으로 제압하는 방법이다. 이 시대의 힘없는 야당은 박근혜 때처럼 여당과 검찰이 돌아서야만 탄핵이든 개헌이든 힘으로 제압할 수 있다. 사실 2016년 촛불은 민중혁명이라기 보다는 박근혜에 실망하고 반기문 바지대통령을 차기로 기대해 본 여당이 돌아서서 결국 국회의 힘으로 제압한 성격이 크다. 검찰도 박근혜의 하수인은 아니었다. 국민들의 촛불은 국회에 힘을 보태준 정도다. 그런데, 그때와 다른 현 시대에도 여당이 돌아설 수 있을까?
둘째, 힘으로 제압이 안되면 남는 것은 민중혁명 모델밖에 없다. 이것은 역사상 성공사례가 많지 않고, 성공해도 많은 민중이 피를 보게 된다. 웬지 매우 불안하다. 정권 실세들이 단순무식해서 그 용감함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에서, 계엄얘기도 있고, 대학가에 경찰이 들이 닥치는 것을 보니 민중의 피를 원하는 것이 아닌지. 다만, 한가지 희망을 생각한다면, 국민들의 정치수준이 꽤 높아졌고, 저들의 도덕성이 너무 바닥이기에, 방아쇠가 제대로 당겨진다면 단기간에 크게 불붙어 피를 최소한으로 보고 끝날수도....
세째, 민중혁명이 실패하거나, 민중혁명조차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냥 이재명이 기득권자들의 시스템에서 불사조로서 힘을 발휘하기를 기대할 수 밖에… 안타깝지만, 현 시대 우리 국민들이 너무 바쁘고 빈곤하며 피곤하기에 이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람은 생존이 급하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 아니면 생존문제가 극에 달해 아예 죽을 상황에 처해 이판사판이 되어야 나선다. 현재 우리 국민들의 삶은 매우 힘들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힘들어 보이고, 그렇다고 이판사판까지는 아닌 듯으로 보인다.
본인의 주관적 예측은 세째>둘째>첫째 순이다. 그러나, 본인의 예측이 틀려 첫째>둘째>세째로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