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변호사 칼럼] 뉴턴은 잃고 헨델은 벌었다: 주식시장은 과학인가 예술인가?

1. 들어가며: 천재들의 엇갈린 운명

오늘은 역사 속에서 발견한 아주 흥미로운 패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1720년, 영국을 뒤흔든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버블' 사건이 있었다.

재미있는 건,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아이작 뉴턴은 이 사건으로 전 재산을 날렸고, 음악의 어머니라 불리는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는 사실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단순히 운 때문이었을까? 나는 두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렌즈'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 직선의 과학 vs 파동의 예술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연역법의 대전제를 하나 세워보자.

  • [대전제 1] 과학(물리)의 세계는 '관성(Inertia)'이 지배한다. 외부의 힘이 없다면 움직이는 것은 계속 움직이려 한다. (직선의 세계)

  • [대전제 2] 예술(음악)의 세계는 '리듬(Rhythm)'이 지배한다. 긴장(Tension)이 있으면 반드시 이완(Relaxation)이 뒤따라야 한다. (파동의 세계)

뉴턴은 물리학자였고, 헨델은 음악가였다. 그들은 각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법칙을 시장에 대입했던 것이다.

3.뉴턴의 관성과 헨델의 리듬

이 대전제를 주식시장에 적용해 보면 답이 명확하다.

1) 뉴턴의 패착: "상승의 관성을 믿다"

뉴턴은 주가의 상승 곡선을 보며 '관성의 법칙'을 떠올렸을 것이다. "지금 오르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다." 물리학의 세계에서 진공 상태의 공은 영원히 굴러가니까. 그는 인간의 광기와 탐욕에도 마찰 계수가 없다고 착각했고, 결국 끝없이 오를 거라 믿으며 최고점에서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

2) 헨델의 승리: "긴장은 영원할 수 없다"

반면 헨델은 어땠을까? 그는 평생 '긴장과 이완'을 다루는 음악가였다. 음악에서 클라이맥스(고점)가 계속되면 어떻게 될까? 그건 음악이 아니라 소음이 된다. 헨델은 직관적으로 알았을 것이다. "사람들의 환호가 이렇게 극에 달했다는 건(긴장), 곧 음악이 끝나거나 쉬어야 할 타이밍(이완)이 왔다는 뜻이다."

그는 남들이 흥분에 취해 있을 때, 조용히 객석을 빠져나오듯 주식을 팔고 나왔다.

4. 지속 불가능한 긴장, 그리고 이완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통찰은 명확하다.

"주식시장은 숫자로 표현되지만, 그 본질은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예술의 영역이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무한한 긴장(상승)'을 견딜 수 없다. 도파민이 영원히 분비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상승장이 주는 쾌락과 긴장은 반드시 하락이나 조정이라는 이완을 통해 해소되어야만 한다.

뉴턴은 이 심리적 한계를 계산하지 못했고, 헨델은 인간의 본능적인 리듬을 읽어낸 것이다.

5. 삶과 비즈니스에서 리듬 타기

나는 변호사로서 이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

법률 문제에 휘말린 사람들은 극도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그래서, 전문가를 통해 자신감을 얻어 어느 정도 이완시켜가면서 자신의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다. 마치 헨델의 음악이 불협화음을 아름다운 화음으로 해결해 주듯이 말이다.

문제해결도 고소, 민사소송 등 공격만 하면 긴장하여 지친다. 때론 설득과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도 방어의 극단으로 가지 않고 때론 이완하게 되어 양보도 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뉴턴처럼 멈추지 않고 달리는 '관성'만 믿다가는 부러지기 쉽다. 헨델처럼 때로는 긴장하고, 때로는 이완하는 '리듬'을 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투자가 어렵다면, 차트를 보기 전에 음악을 한번 들어보는 건 어떨까? 세상 모든 것은 결국 파동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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