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5

[변호사 칼럼] 제발 변호사를 욕하지는 말아달라

변호사의 일은 남들의 갈등을 다루는 험한 일이다보니,

변호사 일을 오래하다 보면 고소나 진정을 당하기도 하고, 욕도 많이 얻어 먹는다..

본 변호사도 아직은 나이 젊으나

그래도 경력이 좀 있다 보니소송수행을 하다가 소위 "쌩욕"을 얻어먹은 몇 건의 사례가 있다..

한 번 얘기해 보겠다..

1.첫번째 건은 매우 단순한 물품대금소송이었는데...

상대방은 지방선거 유세차량에 물품을 지원해 주는 업무를 하고 있었고,

우리 의뢰인은 그 물품을 렌탈해주는 회사였다..

그런데, 한철 장사라서 그런지 선거가 끝나니 렌탈대금을 주지 않고 회사를 접으려고 하더라..

다음번에는 다른 회사차려서 하려는 것이겠지..

따라서, 나는 유세트럭, 확성기, 컴퓨터, 마이크등 온갖 것에 가압류를 많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법정에서만나재판을 마치고 법정밖에서 한마디...

"젊은새끼가 싸가지없이 행동하네..." 후훗..한방 먹었다..

2.두번째 건은어느 회사 사장님 보유 상가의 임차인에 대한 건물명도사건이었는데..

임차인은 70대 할아버지였다..

나이와 처한 사정으로만 치면 불쌍하신 분인데, 수개월째 차임도 안내고 있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는 아무 할 말이 없는 분이다...

법정에서 만났다... 대뜸 " 이 후라달 놈의 새끼가 거짓말 하네..." 이러는 것이다..

자기도 월세를 안 낸 사정이 있다는 것인데, 내가 소장에 쓴 글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나 보다..

후훗..한방 먹었다..

3.세번째는변호사 업계에 지저분한 소송으로 알려진 이혼사건...

나는 남자측 변호사... 솔직히 이혼사유는 서로에게 없었고, 그저 성격차이였다..

남자는 아이를 위해 소송중에도 재결합을 원했으나, 여자측은 이혼을 원했다..

남자는 아이를 위해 그 여자에게 많은 것을 줫다.. 살고 있는 집 전세보증금...그간 모은 월급..

그런데, 소송에 같이 다니던 그 여자 언니가 대뜸하는 말...

"세상에 아무리 돈에 눈이 멀어도 그렇지..저런 놈을 변호하냐..니가 변호사냐?"

성격차이가 매우 심했나 보다.... 완전 한방 먹었다..

4.네번째는 강간범 변호사건

뭐..내가 강간범을 변호했으니 상대방측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그래도 내가 강간범은 아니지 않은가.....

피해자의 남자친구라고 하는 사람이 법정밖에서 계속따라 오더니

"씨발...저런 놈을 변호해 주냐? 돈이 그렇게 좋냐? 꼽냐? 꼬우면 쳐라... 못치지? 니가 그렇지 뭐"

정말 매우 심하게 화가 났지만...꾹 참았다...

참....변호사 일은 솔직히 더럽고 힘들다...

세상에 돈가지고 니돈 내돈 이렇게 싸우는 것 만큼 더럽고 치열한 싸움이 있을까..

그러나, 변호사는 그 싸움의 주체는 아니다..

그저 의뢰인의 법적 대리인일 뿐으로서, 법률지식으로 의뢰인을 도와주는 것 뿐이다..

그리고, 당신도 어떤 불리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고, 그 경우 변호사가 필요할 수 있다...

그렇게 변호사는 대리인의 입장일 뿐인데, 당신 싸움 상대방의 분신처럼 생각하지 말라...

오히려, 비록 상대방의 변호사라도 변호사가 개입하면,

그나마 법률적으로 정제된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당신에게 그렇게 나쁘지도 않다.

그리고, 변호사는 판사가 보고 있어 생억지는 부리지도 못한다..

그러니, 상대 변호사가 미워도 쌩욕은 자제해 달라..

변호사도 인간이다.. 그런 욕 먹으면 기분 좋을리 없다..

당신에게도 좋을 것은 전혀 없다...

보아라...내가 위와 같이 다 기억하고 있듯이..

남에게 쌩욕을 하면 그 사람에게 영원이 안 좋은 인간으로 기억되게 된다.. 그래서 당신이 얻는 것이 무엇인가..

어느 변호사님이 그러더라..

변호사의 수임료에는 소장과 준비서면 쓰는 대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으로부터 욕먹는 댓가, 판사 짜증받아 주는 댓가, 즉 변호사 위자료도포함된 것이라고..

(판사들도 사건이 많다보니, 우리측의 증거가 부족해서 구구절절 말이 많아지면짜증 많이낸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면, 이렇게 위자료도 포함된 수임료는 제발 많이 깍지는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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