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3

[변호사 칼럼] 재판과 트라우마(trauma)

트라우마(trauma)는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外傷)'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정신적 충격'을 말하며, 보통 후자의 용례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민,형사재판을 하거나 형사고소를 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트라우마를 겪는다.

그 원인은 재판이나 고소의 결과에서 비롯되기 보다는, 재판이나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상대방의 거짓말, 평소 가까웠던 사람들의 증언거부 등 재판협조거부, 재판이나 수사과정에서 진실왜곡, 법 집행 공무원들의 진실을 외면하는 불성실한 태도 등 여러 가지가 원인이 복합적으로 하여 발생한다. 특히, 재판이라는 것은 완전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증거에 의하여 밝혀진 사실만을 진실로 인정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프로세스상 증거가 없어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패소하게 되는 당사자는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중, 최악의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법을 악용하는 전문적인 범죄꾼을 만났을 때 발생한다. 그 꾼들은 수많은 수사와 재판 경험 하에 일반인들과 법집행기관의 헛점을 잘 알고 있고, 또한 이러한 법적분쟁의 트라우마에 무감각해진 사람들로서, 이 사람들은 남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법대로 하라는 말을 자주한다.

왜냐하면, 법대로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초기 자문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어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한 법적 절차를 겪으면서 트라우마로 매우 힘들 것이며, 반면 자신은 증거 없는 상대방에게 증거대라고 잡아떼면 대고 또한 트라우마에 대한 내성으로 이를 잘 견딜 각오가 되어 있으므로, 법으로 하더라도 얼마든지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민사재판 같은 경우는 대개 자기명의 재산이 없으므로 이기거나 지거나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재판으로 여기지도 않는다.형사재판 같은 경우는 무죄라고 우겨서 잘되면 남의 돈 안줄 수 있고, 안되면 그 때서야 사정해서 원금에 이자 붙여 반환하거나 최악의 경우라도 잠깐 교도소 갔다오면 되고 나와서 숨겨 둔 돈을 쓰겠다는 생각만 있을 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치주의라는 것이 일반인들이 어떤 거래를 함에 있어 변호사 등 전문가의 조언을 전혀 받지 않는 법치후진국 수준이고, 법집행 기관도 아직은 법치 중진국 수준 정도다 보니, 이런 사람들을 만나 법적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수년간에 걸쳐 최악의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돈은 돈대로 잃고, 시간 버리고, 법집행기관에 실망하고, 주변사람들에 실망하고, 가족들에게 상처주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깊은 상처를 받는다. 이런 사람을 여럿 봤다.

이러한 법적분쟁 과정에서의 트라우마의 정도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할 정도로 심하여, 사람에 따라서는 재판이 진행되는 수개월 동안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재판 후에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을 많이 가지게 되고, 법원이나 수사기관 근처에 가기도 싫어하며, 그 근처만 가도 머리아파 한다.

따라서, 이러한 법적분쟁이라는 고통을 받지 않으려면, 일단 자신이 상대방에게 당하지 않을 정도로 똑똑해 지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아무리 친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추천하더라도 자신이 모르는 분야의 거래를 할 때에는 전문가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고, 또한 큰 돈을 수반하는 거래의 경우에는 법적 위험성 판단 및 안전장치를 고려해야 하므로 반드시 법률가의 법적 조언을 받아야 한다.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법적으로 보호될 것이라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라.

전문가의 조언을 받지 않고 거래에 임하는 우리 현실상 애초에 시작이 잘못된 경우가 많고, 그렇게 시작이 잘못되면 법적으로 보호받기도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법적으로 보호받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또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도 고통의 연속인 과정으로서 애초부터 그러한 절차에 안 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나중에 잘못되면 고소하거나 재판한다는 생각으로 거래에 임하면 정말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끝으로 강조하건대, 스스로 똑똑해지고, 남을 판단함에 있어서 겉모습, 지위, 명함, 간판 같은 외형적 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라. 특히, 친분관계 있는 사람들의 추천은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

자신에게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자신의 무지, 욕심, 게으름에서 비롯되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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