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8

[변호사 칼럼] 우리 착한 부모님이 법적으로 억울한 이유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은 남을 의심하기에 앞서 믿어주고, 내가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으면 나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극히 평범한 분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법적싸움에 휘말리면 대개 억울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동,서양의 인간관과 그로 인해 형성된 제도의 차이, 그리고 그 서양의 제도를 우리가 받아들였다는 점에 있다.

먼저, 동,서양의 인간을 보는 철학적인 차이를 보면, 서양은 합리주의 철학, 동양은 인본주의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의 차이로, 서양의 합리주의 철학기반사고에서는 좀 더 이성적 인간에 가까운 인간을 보통의 인간으로 생각하나, 동양의 인본주의 철학기반사고에서는 좀 더 인간을 배려하고 신뢰하는 인간적인 모습의 인간을 보통의 인간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상의 차이로 인하여 인간을 대하는 기본적인 방식, 그리고 인간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도 차이가 있게 되는데, 서양사회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남을 의심하고 그러한 남이 자신을 해할 것을 대비하여 계약서를 쓰고 증거를 남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행동이고, 그렇게 안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며, 그 갈등의 해결도 재판이라는 공식적인 제도를 통하여 해결하여 왔다. 그러나, 인본주의 철학의 동양에서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배려가 기반이라, 이웃을 의심한다는 것은 마음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며, 증거를 만든다는 것은 웬지 꺼려지고 일단 믿어보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남을 믿은 선량한 행동을 하였기 때문에, 공동체에서도 최소한 나를 보호해 줄 것을 기대하며, 실제 공동체에서는 평판이라는 것을 통하여 공동체에서 따돌림을 시키는 방법으로 처단하였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는 넓고 복잡하며, 경제거래의 규모도 크고, 그 범위도 넓어지면서, 인간사회의 갈등을 해결하는 법이라는 제도, 재판이라는 제도는 도덕적 잣대를 중시하는 동양적 해결보다 이성적∙합리적 해결을 강조하는 서양의 제도로 통일화 되고 있다.이렇게 통일화된다는 것은 제도가 그러한 인간상을 지향하고 있으므로, 사람들은 그런 제도가 지향하는 인간상으로 발전해야만 그런 제도하에서 경쟁력있게 살아남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세상에서, 이웃을 의심하지 않고 너무 신뢰한 동양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법에서 바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본주의 철학의 동양에서는 현실과 제도간의 괴리가 크게 생길 수 밖에 없고, 법정에서 사람을 믿은 죄, 법을 모른 죄를 운운하며 억울함을 호소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법은 어쩔수 없는 것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우리의 선량한 부모님들이 억울한 경우를 많이 당하는 것이다.

본 변호사는 법정이라는 현장에서 이러한 법제도와 사람들간의 인식간의 괴리를 많이 발견보곤 한다. 특히, 도덕적인 판단을 하였음에도 법적으로는 보호되지 못하는 법과 도덕간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제일 안타까웠다. 그러나, 사람들간의 분쟁, 특히 재산을 둘러싼 분쟁을 동양적인 도덕적 잣대로 판단할 수 없는 것도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무분별한 신뢰, 타인에 의존적 신뢰, 욕심에 기반한 신뢰 등을 볼 수 있었는데, 이런 행동들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보호되기 어려운 부질없는 짓이고, 동양이든 서양이든 보호받지 못할 행동이며, 인간사회 경쟁의 논리로 볼 때에도 경쟁열위적인 행동일 뿐인 바, 이런 점은 좀 고쳐져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진화론적인 생존의 관점에서, 제도의 옮고 그름을 비판하기에 앞서 현재 우리 사회의 법제도가 도덕적 인간을 보호해주는 제도가 아니라, 이성적 인간을 보호해준다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 전편 칼럼에서 언급한 법치주의에서 사회적 도태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제도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그런 제도가 옮은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서 무조건 서양식 법과 제도만을 추종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맞는 법과 제도의 개선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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