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대선과 시뮬라시옹
프랑스 철학자 쟝 보드리야르가 언급한 시뮬라르크란 모든 실재의 인위적인 대체물이라는 것이다. 쟝 보드리야르는 1960년대 프랑스가 본격적인 소비사회에 접어들었을 당시 사상체계를 만든 사상가로서, 온갖 정보와 대중매체에 의해사람들의 사유는 중지되고 이미지에 지배되는 점에 포착하여, 실재가 이미지로 전환되는 시뮬라시옹에 의해 인위적 대체물 시뮬라르크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하였다.
쉽게 말하면, 대중매체의 발달에 따라 사람들은 대중매체가 만드는 상징, 이미지에 의하여 크게 영향을 받아, 실체를 파악하기 보다는 이미지에 의하여 판단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상품의 질보다는 광고에 의하여 형성된 상품의 이미지를 보고 그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로 그 한가지 형태다.
사실 이것은 세뇌고 의식조작이다. 무의식 중에 우리는 세뇌당하고 그 결과 우리 머리 속 깊은 곳에는 어떤 의식이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학교다닐 때 규칙을 지키고 올바르게 살라고 했던 것도 사실은 국가의 국민 세뇌로서 국가는 우리에게 규범이 잘 지켜지는 이상적인 사회를 세뇌시켰던 것이다. 우리는 사회가 그런 줄 알았다. 이것도 광의의 시뮬라시옹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사실이고, 국가는 국민을 바람직한 사회로 이끌어 가야 하므로 그렇게 교육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것이나, 그것은 추구해야 할 이상에 가깝고 사회의 발전과정에 따라서는 교묘한 반칙이 개인적인 생존에는 더 적합한 시점이 있을 수도 있다.
실제, 너무 학교다닐 때 교육에 충실한 사람들 중에는 반칙, 편법이라는 말에 몸서리를 치는 사람들도 있는데, 실제 이들의 태도가 바람직한 것이기는 하나, 지난 우리사회를 돌이켜 보면 시대에 따라 사회적 생존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본다. 인간의 생존에는 그 시대의 사회현실에 적응하여 최선의 생존전략을 수립하여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회적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 중에 지나치게 규범지향적으로 살았던 사람이 오히려 적은 현실이 그것의 반증이라고 할까.
지금은 대선주자들의 활동이 활발한 때이다. 이들은 각자 현 시대가 원하는 시뮬라르크가 되기 위하여 시뮬라시옹 작업 중이다. 우리는 누가 시뮬라르크로만 남지 않고 실체도 갖춘 자인지 판별하여 선택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선택은 쉽지 않고, 결국은 누가 성공적으로 시뮬라시옹을 했는지에 따라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선택은 선택받은 자의 향후 행보에 따라 옳은 것이 될 수도 있고, 틀린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먼 훗날에나 우리가 실체를 갖춘 시뮬라르크를 선택한 것이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희망을 실어본다면, 진정 실체를 갖춘 새로운 리더를 통해, 진정 교과서대로 충실히 살면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면 한다는 점이다. 이제 교과서대로 충실히 살았는데도 뒤통수는 그만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생각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교과서에서나 보는 이름을 가진 교수가 나타났다.
그 사람의 인생도 매우 교과서적이다. 교과서에서 배운 성공과 사회에서의 성공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인데,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지 지켜볼만 할 것 같다.